오니마루 쿠니츠나가 떠났다.
답지 않은 진지한 얼굴로 수행의 허락을 구해오더니 수행을 허락하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고작 수행따위로 그 녀석이 크게 바뀔 거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그런 게 가능했다면 이미 수천번도 바뀌었겠지.
그 녀석도 나도.
아니.... 나는 변해서 이모양인 건가. 그렇다면 실패한 거나 다름없다.
처음 '오니마루 쿠니츠나'의 수행이 결정 되었을때 녀석의 표정을 떠올렸다. 당혹감, 심란함, 기대.
언제나 자신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녀석이었기에 귀찮았던 적도 있었다. 가만히 붙어만 있는 게 아니라 잔소리가 멈추지 않는 것이 얼마나 귀가 따갑던가.
먼지가 쌓이는 몸을 일으켜 스스로 『 갖고 싶다 』 원해본 것이 얼마만이었던가.
어울리지 않게 철을 두들려서 직접 벼려낸 나만의 칼.
귀찮게 굴어 일부러 떼어 두어도 기를 쓰고 쫓아오는 걸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던가.
그런 녀석이 자리를 비우겠다 먼저 요청한 것이 묘한 기분을 들게 했다. 돌아오겠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했으나...... 스스로 자신을 떠나겠다는 말을 들으니 이상하게도 마음이 술렁거렸다. 이런 감정을 느껴본 게 언제였지. 이 감정을 무엇이라 정의하던가.
허락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음에도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유는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평소처럼 대련을 방자해 녀석의 체력을 떨어트렸다.
자신의 한수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조건을.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더니 결국은 지쳐 쓰러졌다. 멍청한 녀석.
자신이 그 녀석이었다면 허락은 무슨 내 마음대로 했을 테다. 하지만 녀석은. 오니마루는 그러지 않겠지.
아무리 원하더라도 자신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평생을 곁에만 있을 녀석이었다.
'오니마루 쿠니츠나의 길'에 대해서라. 검이라서 인지 츠쿠모카미여서 그런지 설화가 그 녀석을 이루는 중요한 것인 것 같았다. 자신을 이루는 이야기..... 나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것인가.
............ 그녀석에 대해서.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또.... 무얼 바라는지 알 수 없지만 그 녀석이 바라는 이야기에 대해서.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질 내용들 뿐이다. 이렇게 생각을 깊게 한게 얼마만인가.
단순히 죽음을 바라며 곁에 두었을뿐인데 그 녀석은 어느새 제 마음을 이리도 어지럽히곤 한다.
텅 비어버린 이 폐가에 바람소리만 들려온다.
삐걱이는 마룻바닥의 소리도. 묵직한 발걸음 소리도.
저를 부르는 음성도. 잔소리도 당분간은 들을 수 없겠지.
혼자 남겨진 시간이 한두 번이 아님에도 이상하게도 마음이 술렁거린다.
............. 아아. 긴 시간이 될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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