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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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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편지가 오늘 새벽쯤에 도착했고 돌아오겠다 하였으니... 내일로 넘어가는 새벽쯤에는 돌아올지도 모르겠다고 아카츠키는 생각했다. 그 거리가 어찌 되었던 그에게는 상관없는 이야기일터였다.

 

그는 가만히 자신의 처음의 검이자 마지막일 검이 마지막으로 보냈던 편지를 머리속으로 곱씹었다. 

 

오니란, 대체 뭘까.

 

오니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노라고 생각했지만

이제와서 생각하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 맞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알았다면 그 삼대장이 도망가지 못할 방도를 구상했을지도 모르고. 혹은 도망간 그놈을 진작에 찾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니마루가 말했던 녹의 정체는. 

그의 편지로서 짐작되듯 자신을 좀먹는 어둠이라는 것이겠지.

 

누구나 마음속에 오니를 품고 살고 있다면......

 

내 마음 속에는 커다란 오니가 오래간 몸을 불리고 살아왔을 것이다.

 

주먹을 꾹 쥐었다 피며 제 손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 밑에 고여있는 웅덩이의 수면으로 피처럼 붉은 머리카락이 비친다. 그 사이로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자신의 눈동자도. 더 이상은 인간의 모습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아니. 애초에 불사를 얻은 순간부터 나는 인간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난 셈이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서 강함을 포기하지 않겠지. 차라리 어린 자신을 죽여서 후환을 없앤다면 모를까.

 

찰랑.

손에 들고 있는 술병이 기울어지며 안에 있는 술이 부딪쳐 소리를 낸다. 자연스럽게 손을 올려 입안으로 술을 넘기며 하늘에 뜬 달을 본다. 구름 한점 없이 그 자리에서 은은한 빛을 내는 달을. 보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달은 보통의 달과 다를 것 같군."

 

한참이나 달에게 떨어지지 않던 시선이 겨우 떨어진다. 그리곤 자신이 지내는 폐가를 가만히 바라본다. 먼지가 풀풀 날아다니고 걸을때마다 삐걱거리는 마루. 을씨년스러운 바람이 불어. 누군가의 울음소리라고 착각할법했다. 뚫린 채 수리가 되지 않은 지붕 사이로 빗물이 새기도 했다. 어차피 어디서 지내던 그게 그거였던 자신에게는 폐가인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자신이 거둔 검은 이곳이 퍽이나 불만인 듯했다. 아무리 청소를 해도 먼지가 날렸고 수리를 해도 하지 않아도 엉망인 꼴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왜 그런 곳에 쓸데없는 힘을 빼나 싶을 정도로 어리석다 생각했다.

 

오늘로 나흘. 내일로 넘어가면 닷새가 되겟지.

겨우 그 정도였다. 자신이 살아온 세월에 비하자면 찰나와도 같은 시간이... 

 

그 하루하루가 흐르는 시간이 더뎠다.

아무도 없는 것이 분명함에도 자꾸 인기척을 느꼈다. 물론 착각이었지만.

 

잔소리도 듣지 않아서 귀가 따갑지 않았지만 어쩐지 허전했다. 그것이 퍽 우습기도 했다. 

 

꿀꺽꿀꺽.

 

술로 다시금 목을 축이고 빈 술병을 아무렇지 않게 바닥에 던져뒀다. 

술병이 부딪쳐서 깨지고 뒹구는 소리가 폐가에 울려 퍼진다.

 

눈을 감았다가 뜨며 발을 옮긴다. 

 

녀석을 기다리지 않는다. 

주인이 물건을 기다리다니 얼토당토 하지 않는 소리지.

 

그저. 발을 옮길 뿐이다.

이곳에 서있는 것도 술을 마시는 것도 달을 보는 것도.

이제는 지겨워졌으니까.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지 않았다.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그러니 돌아오는 모습도 눈에 담을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발을 옮긴다. 

걸어간다. 

 

폐가의 입구로. 

산의 입구로.

 

혼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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